-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 낯선 지역에 갈 때마다 느끼는데, 편의점이란 참 희한한 장소다. 어느 동네에서든 그곳에 들어서기만 하면 친밀감이 밀려와 정겨운 기분이 든다."
편의점. 주위에서 1~2분에 하나씩 보이는 것이 편의점이다.
낯선 지역을 가도 체인 편의점이 많아 익숙한 그 모습이 우리를 안심시켜준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시원한 파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건물 1층에 위치한 텐데니스 편의점.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소설의 배경이다.
추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 배경이지만 점장은 매우 잘생기고 다정하고 섬세한 섹시한 미남으로 설정하고, 비밀스러운 구석을 가진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지나치게 잘생기고 너무 다정하고 섬세하여 모든 여자를 홀려버리는 미남 점장 시바 미스히코와 편의점 직원들, 자칭 모지향의 관광 대사 빨강 할아버지 쇼헤이, 단골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엇이든 맨 쓰기, 그리고 편의점 건물 맨션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동네 주민들이 엮어가는 삶을 너무나 매력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쯤엔 이야기 속 인물들과 헤어짐이 아쉬워져 한참을 다시 뒤적거렸다.
"기리야마를 비롯해 이 두 사람을 둘러싼 이들 대부분은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단골도 있고, 뜨내기손님도 있다.
그곳에서 시바가 말하는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두 사람과의 인연이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편의점에서 이어진 인연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편의점을 이용하는 다양한 손님들의 사연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혀왔던 우정과 사랑,
20대에 치열하게 고민했던 진로, 결혼 후 아이와 가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를 포기해야 했던 부분들,
그리고 다시 나를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점점 이웃들과 단절되어 가는 세상에 오랜만에 사람들 간의 훈훈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던 책이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관내분실인 것 같습니다."
사서의 말에 지민이 눈썹을 찡그렸다.
분실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도서관 내에서 마인드가 분실된 겁니다.
검색 결과가 없고, 반출된 흔적도 없습니다."
그녀는 언젠가 정말로 슬렌포니아에 도착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작가의 이력이 조금 특이하다.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은 과학도가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가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7편의 단편이 묶인 SF소설집이다.
SF소설이지만 언젠가는 실제 우리에게 일어날법한 내용을 그리고 있어 굉장히 현심감 있게 다가와 몰입할 수 있다.
독특한 소재와 참신한 발상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떠올리게도 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진정 중요한 것은 변치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문장, 주인공의 생각과 시선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 훌훌
"살아온 길이 저마다 다르니까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나는 그 사정을 알 수가 없잖니."
세상에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수한 사연들이 많다.
머리로 안다고 그것들을 모두 정확하게 이해할 수도 없다.
저마다 살아오는 길이 다르니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 매우 공감이 된다.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입양가정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더욱 섬세한 감정선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입양아인 고2 유리에게 어느 날 배다른 동생 연우가 나타나고, 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출생에 관해 알게 된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이겨내고 있는 유리.
유리가 현실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혈육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라는 연결고리,
나를 생각해 주는 친구들의 마음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유리는 대학만 가면 훌훌 이 집과 과거에서 벗어나리라는 마음만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과거를 직시하고 인정함으로써 과거에서 진정으로 훌훌 벗어난 게 아닌가 싶다.
각자의 힘듦에 매몰되어 있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결국 사람들 사이의 애정이 우리 서로를 살리고 있음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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